2025년 11월 09일. /now. 요즘.
개발자에게 사이드 프로젝트란 무엇일까. 현대인의 불안은 과연 내가 지금 나의 직업과 노동만으로 사회가 내세우는 성공한 삶에 합격해 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부터 시작한다. 개발자에게 사이드 프로젝트란 그 고민의 짐을 덜어주는 유익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렇게 스스로 합리화를 하며 사이드 프로젝트에 황금 같은 주말을 투여하고 있는 나를 위로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나는 그런 고민에 몸을 맡기기보단 그냥 피해버리는 사람인지라 이 일을 완벽히 해내고야 말겠단 마음가짐보다는 하기 싫다는 생각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애당초 이게 우물쭈물하다 발을 담가버렸단 자책으로만 수년을 보내온 일인지라 애정이 그리 크지 않기도 하고. 그냥 돈이고 뭐고 영화나 보고 기타나 치고 싶다. 아무튼 이런 넋두리도 할 겸, 게다가 지금 이 순간 그 일이 생각보다 깔끔하게 흘러가지 않는 중이라 내 입장이 붕 떠버려 시간이 남는 김에 뭐라도 해볼 겸 오랜만에 근황보고를 올린다.
당분간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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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프로젝트 잘 마무리하기.
본업이나 부업이나 구조적으로 연말에 일이 몰리는 것 같다. 그 두 격무를 모두 해낼 자신이 솔직히 없으나, 해야지 뭐 어쩌겠어. 벌써부터 지레 겁을 잔뜩 먹고 있는 모습이 느껴지는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어려운 순간이 한두 번도 아니고 말이야. 지나 보면 아이고 나 잘했다 싶지 않을까. 그런고로 내가 봤을 땐 앞으로의 기간 동안 "열심히 일하기" 보다 "멘탈 케어"를 더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할 것 같단 생각도 든다. 그리고 부업에 대해 말하자면, 올해엔 꼭 인수인계를 해내서 내년에는 내가 관여하지 않아도 되게끔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게 나한테만 좋은 게 아니라 서로서로 바라는 바일 테니. 워낙 내 방식에 딱 맞춰진 프로세스인 탓에 그 인수인계라는 게 가장 고난도의 일로 보인다는 게 걱정거리이긴 하지만. -
밴드.
지난번에 말했듯 밴드 동호회에 들어갔고, 이게 요즘 내 스트레스를 상당 부분 날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좀 더 자주 모이지 못하고 있단 게 아쉬울 지경. 그리고 자세히 설명하긴 좀 복잡하고 아무튼 연말에 합동 공연을 한다는데, 거기를 나도 올라가니 마니 하고 있다. 한 달 남짓 남은 시점에 아직도 올라가니 마니인 상태로 스스로 어정쩡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단 점에서 내심 아마 "안"이 아니라 못 올라가게 될 것 같단 생각은 하고 있으나 어떻게 될진 아직 모르겠다. 자신 없음과 한 번쯤은 경험해보고 싶단 마음이 아직도 속에서 서로 열심히 싸우고 있는 중.
지난 목표에 여행을 썼었는데, 사실 목표로 한 전주로는 못 떠났으나 세종시에 3박 4일을 다녀오긴 했다. 조깅은 갑자기 기록에 상승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 번에 뛰는 거리가 5km, 6km, 6.5km, ...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에 재미가 붙었는데, 역시 무리하긴 한 건지 정강이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해 주당 횟수를 줄이고 있다. 아니 근데 지난번에도 쉰 지 좀 되었다고 적었었네. 근데 이거 다 쓰고 난 다음 당장 나가서 뛸 생각이긴 하다.
앞서 말한 부업용 사이드 프로젝트 말고, 돈은 딱히 안 되는 개인 프로젝트나 친구와 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도 있는데, 공교롭게도 둘 다 BE 개발에 돌입하여서 최근에 정체성에 혼란이 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하는 게 너무 많아. 이러다 보니 게임도 안 한지 꽤 되었고 원래 나의 가장 최우선 취미 후보였던 영화 감상도 자꾸만 미루게 된다. 게다가 이 블로그, 대체 새 글은 언제 쓴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