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2일. /now. 요즘.

지난 3월 글을 썼을 때의 마음가짐은 "잘 살아 보세"였던 것 같은데, 그리고 실제로 그 이후 몇 달간 행복한 시간이 있었던 것은 맞긴 한데. 어쨌든 여기로 돌아온 모습이 그 결과를 말해준다. 근데 여기 만들 땐 이럴 의도가 전혀 아니었거든. 아무리 해도 기분이 풀리지 않을 때 찾게 될 감정 쓰레기통으로 삼을 곳이 되어버렸다. 내 MBTI의 특징이 메타 인지라고 하더라고. 자꾸 본론은 말하지 않고 지금 내 꼴이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서만 돌려 말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뭔가 좀 민망하기도 하고, 맘이 어떤지 직시하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야기가 좀 샜는데, 최근 들어 실패를 자주 겪고 있단 생각이 든다. 무언가 거창한 실패가 있었다기보단, 당장 오늘만 해도 저녁 5시 30분이 되어서야 겨우 침대에 일어나 스스로 "실패한 토요일"을 보냈다고 자책했거든. 그래서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사람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냐 보단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계획에 미쳐있던 사람이 갑자기 아무런 계획 없이 살아온 지가 벌써 1달이 넘었어. 이 글을 쓰는 맥북의 달력이 7월에 멈춰있더라. 자동차도 배터리가 방전되면 한 번 점프를 해줘야 한다는데, 여기서 요란하게 계획 한 번 세워서 다시 잘 살아 보자.

당분간의 목표

  • 차.
    "자기 예언적 실현"은 아직 진행 중이다. 거 차 사는 거 한 번 참 오랫동안 질질 끄네 싶다. 이미 주변 사람들에게 있어 내 발언의 신빙성은 0에 수렴하고 있다. 하지만, 원래 올해 안에 사는 게 목표였어 아직 3~4달이나 남았다구 흥. 그리고 사실 아무런 진행도 없이 말만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민망해서라도 이야기를 직접 꺼내지 못했을 건데, 아주 조금씩 뭔가 되고 있긴 한 것 같거든. 12년 경력 장롱면허를 탈출하기 위해 거금을 들여 운전 연수도 받았고, 고향에 내려가서 아버지한테 하루 종일 운전 연습을 받기도 했다. 할만한데? 진짜 차만 사면 되겠는데? 싶었으나 일단은 추석 이후에 구매하기로 합의 본 상태. 고향에서 차로 4시간 떨어진 도시에서 셋방살이하는 처지에 아주 좋은 차는 못 사겠지만, 그래도 어떤 친구를 들이게 될지 기대가 된다. 잘해줘야지.

말했듯이 내 삶에서 계획이란 게 죽은 지 1달째라서 뭔가 맘속에 품고 있었던 게 당장 떠오르진 않는다. 그래서 아래는 거의 프리스타일.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 바로 떠오르는 걸 적어보려고 한다.

  • 하프 마라톤.
    어느덧 주변에서 "뛰는 사람" 취급을 받는 것도 익숙해졌다. 그렇다고 내 기록이 엄청나게 좋은 편은 아니긴 하지만, 꾸준히 해오곤 있단 말. 지난 6월에 처음으로 10km 대회에 참가해서 1시간 이내로 완주를 하기도 했었고 한 번 미친 척 러닝타임 2시간짜리 앨범을 틀어놓고 끝날 때까지 뛰어 16km를 쉬지 않고 가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무언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뛰었을 때 기분이 아주 좋았던 것 같다. 슬슬 여름도 끝나가고, 마라톤의 계절이 찾아오고 있는데 인생 첫 하프 마라톤을 도전해 보고 싶단 생각이 지금 막 생겼다. 7분대로 뛰면 못할 건 없겠지.

  • 새집 찾기.
    셋방살이라는 표현은 좀 올드하긴 하지. 그냥 평범하게 자취라고 하자. 아무튼 지금 자취방이 벌써 계약이 끝나가고 있다. 물론 이 자취방에서 계속 산다고 해도 아쉬울 것은 없겠지만, 처음 이 방을 구했을 때 내 처지가 급했던 것도 있어서 더 좋은 선택지를 찾아볼 순 있지 않을까 싶다. 적절한 비유 일진 모르겠는데, FA 시장에서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고 해야 하나.. 여의치 않다 싶으면 그냥 이 집에서 계속 살고.

그 외 요즘 상황 보고도 좀 하자면, 개인 프로젝트 개발에 대한 의욕이 바닥을 치고 있다. 블로그도 당연히 보시다시피 올해 초에 쓰려고 했던 글은 사실상 포기 상태.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Claude를 구독한 시점을 기준으로 개인 프로젝트가 지지부진 해진 것 같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3월 이후로 영화를 꾸준히 보는 시기가 있긴 했었는데 또 최근 다시 영화를 놔버렸다. 요즘 재밌는 작품이 극장에 많이 걸리고 있는데 그걸 보든, 아니면 쌓아놓은 보고 싶어요 리스트에서 하나 골라 보든, 영화도 다시 보기 시작해야지. 아 그리고 여권을 만들었는데. 당장 해외여행 계획은 떠오르지 않는다. 애초에 만들기를 큰 뜻을 가지고 만든 게 아니라 구청도 집에서 5분 거리인데 만들어두면 언젠간 가겠지 싶어서 만든 것이라서. 사실 위에서 계획을 적을 때 해외여행을 적을까 싶었지만, 이건 좀 고민해 봐야겠어.